부제: 8개월의 추적, 발견한 오진, 그리고 3가지 해독제에 대하여

뜬금없는 소리일 수 있겠지만, 저는 제가 제일 싫었습니다.

압구정이나 인스타를 보면 잘생기고 예쁜 사람들이 차고 넘치는데, 정작 거울 앞에 서면 그들의 발끝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제가 서 있었습니다. 저는 늘 급히 시선을 피하거나, "난 왜 이럴까" 한탄할 뿐, 단 한 번도 거울을 보며 진심으로 웃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떤 날은 과거의 실수를 끄집어내 가만히 있던 제 자신을 때렸고, 어떤 날은 또 실수할까 두려워 눈앞의 좋은 기회를 날려버렸습니다. 매 순간 남 눈치 보기에 급급해하며, 한없이 작아지고 소심했던 나날들이었습니다.

"나는 부족하다." 이 말을 무의식 깊이 담아놓은 채 살아오던 저에게는, 딱 한 가지 목표가 있었습니다.

"많은 돈을 버는 것."

돈이 많으면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를 사고, BMW를 탈 수 있을 테니까. 미래 걱정이 없는 그날이 오면, 비로소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 될 거라고 믿었습니다.

성공하는 날이 온다면, 그때는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고, 통장이 주는 자신감으로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창업'을 하겠다고 말입니다.

창업을 결심했을 때, 제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무기는 '앱'이었습니다. 유튜브에는 앱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넘쳐났고, '플러터' 같은 도구를 쓰면 저 같은 개발 초보자도 꽤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단순했습니다. "이거면 되겠다."

그때부터 저는 닥치는 대로 지식을 흡수했습니다. 'EO', '라이프코드', '사장찍어주는남자' 같은 채널들을 밤새 돌려보고, <스타트업의 꿈> 같은 책을 읽으며 막연하지만 화려한 '돈 많은 인생'을 꿈꿨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깊게 파고들수록 성공한 창업가들은 공통적으로 한 가지를 말하고 있었습니다. "창업은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 말이 저를 멈춰 세웠습니다. "그럼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뭐지?" 하루 종일 사회를 관찰했습니다. 그러자 평소에는 무심코 넘겼던 '지옥의 풍경'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유튜브 댓글창의 혐오, 디시인사이드 같은 커뮤니티의 날 선 갈등... 사람들은 서로를 믿지 못하고, 물어뜯고, 분노하고 있었습니다. "아, 사람들이 서로를 미워하는 게 문제구나. 이걸 해결하면 세상이 좀 나아지겠구나."

그렇게 저의 첫 번째 기획이 탄생했습니다. 이름하여 '모두가 웃는 커뮤니티(모웃커)'. 갈등 없이 서로 웃을 수 있는 앱을 만들자.

처음 '모웃커(모두가 웃는 커뮤니티)'를 기획할 때는 수만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뒤엉켰습니다.

"중국 댓글 부대가 여론을 조작한다는데, 이걸 막는 필터링 기술을 넣어야 하나?" "애초에 갈등이 문제니까, AI가 싸우는 글을 자동으로 감지해서 차단하면 될까?" "하지만 그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게 아닐까? 기술이 인간의 입을 막는 게 옳은가?"

기능을 고민하면 할수록, 답은 나오지 않고 질문만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기술적인 해결책만으로는 사람들의 미움을 멈출 수 없다는 한계에 부딪힌 것입니다.

그때였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창업 지식을 쌓으려 유튜브를 뒤지던 중, '라이프코드' 채널의 서울대 벤처 강연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영상은, 제 기획의 방향을 완전히 틀어놓았습니다.

언젠가 한번쯤 사업,창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 서울대 벤처 비공개 강연 | 자잘한 기술이 아닌, 성공의 본질 | 아이템,마케팅,경영,인사… | ‘사업의 CODE’ 최신판